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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호/2000.02.24

■ 피플

‘영원’이 하늘로 뜬 ‘스카이’

엔터테인먼트 장르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연기자의 가수 겸업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톱탤런트 류시원 안재욱부터 최근 앨범을 발표한 홍경인까지, 언제라도 드라마로 컴백할 수 있는 ‘복원력’을 갖춘 이들은 ‘유효 기간’ 잠재된 끼를 발휘하고 돈도 벌려 한다.

하지만 최근 ‘스카이’라는 예명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한달 반만에 타이틀곡인 록발라드 ‘영원’ 을 방송사 가요프로 순위 정상에 올려놓은 최진영(31)의 경우는 앞서 말한 ‘부업파’와는 사정이 다르다. ‘유통 기한 6개월’이라는 정글 같은 연예계. 16세 때 누나(최진실)보다 먼저 연기를 시작했지만 97년 이후 연기자로는 3년 넘게 ‘폐기 처분’된 상황에서 가수로서 극적인 돌파구를 찾았다는 것은 분명 ‘사건’이다.

“연기자로서의 자존심이 송두리째 무너져가면서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기획사 사장들과 단란주점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가수해 볼 생각 없냐”는 제의가 들어왔다. 최진영은 망설임없이 응했다. 하지만 주변 환경은 만만치 않았다. 누나는 “좀 더 노력해서 연기를 하지 왜 자멸의 길을 가느냐”며 말렸고 지인들은 “가수가 장난인 줄 아느냐”며 수군거렸다.

그러던 중 ‘영원’이란 곡을 만났다. 짧지만 굴곡 많았던 그의 삶과 너무나 닮은 애절한 멜로디. 심연 깊숙한 곳에서 퍼올린 듯한 가사. 최진영은 이 곡을 소화하기 위해 여린 목소리를 탁성(濁聲)으로 바꿔야 했고 자기 방에서 1년 넘게 무조건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노래를 부른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그는 스튜디오를 네 번이나 옮겨다녔다. 최진영은 이 노래만큼은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소속사에서 자신을 포기하면 ‘영원’의 판권을 사려고까지 했다. 그의 앨범에 서 ‘영원’을 정점으로 다른 곡들의 굵기가 각각 다른 것은 그가 목소리를 탁성으로 바꾸는 과정의 ‘녹취록’인 셈이다.

최진영은 앨범 발표를 앞두고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차인표 장동건 등을 동원한 3억원짜리 뮤직비디오를 먼저 내걸었던 것. 팬들의 시선끌기용 전략이었지만 최진영으로서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스카이’ 대신 ‘최진영 1집’이란 제목으로 내놓을 경우 사람들이 제 노래보다는 탤런트의 변신이라는 사실에만 관심을 가질 것 같았어요. 저는 그 점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최진영은 지난해 12월초 데뷔무대에서 눈물을 흘렸고 최근 데뷔 앨범이 30만장 이상 팔려나가면서 또 한번 울었다.

그는 “가수활동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아직 죽지 않은 또다른 자신을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ddr@donga.com>


금주의 인물주가
상한가 / 강수연

미국프로여자골프(LPGA)에 진출할 수 있는 또 한 명의 유망주. ‘필드의 멋쟁이’로 통하는 여자 프로골퍼 강수연(24)이 아시아여자 골프서키트 3주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강수연은 아시아서키트 2차전(말레이시아 오픈)과 3차전(인도네시아 오픈)에 이어 최종전(태국 오픈)까지 제패해 국내 여자골프 사상 세 번째로 최다 연승 기록을 갖게 됐다. 박세리는 프로 데뷔를 한 96년, 김미현은 97년 각각 3주 연승을 거둔 뒤 미국 LPGA 투어에 진출했다. 강수연은 오는 6월에 도미해 98년과 99년 연속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LPGA 투어 프로테스트에 대비할 계획.

90년대 중반부터 박세리 김미현과 함께 이미 ‘아마 3강’으로 불렸던 강수연이니만큼 LPGA에서의 또 한번의 ‘코리아 붐’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한가 / 차지혁

지난 90년 단돈 2만3000원으로 자동차서비스 대행업체인 ‘트리피아’를 설립, 일년만에 매출 1500억원을 기록한 신화의 주인공 차지혁(42)을 기억하십니까.

“국졸 학력이지만 IQ는 174”라고 자처했던 차씨는 93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으로 구속돼 6년3개월간 복역하고 출소 직후인 지난해 6월 우편요금과 인지대를 합친 단돈 400원으로 카드업체 ㈜미다스칸을 설립해 재기의 꿈을 키웠다. 지난해 10월 그는 ‘차지혁, 그가 다시 신화로 온다’는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액면가 100원짜리 주식(11만주)을 70배인 7000원에 공모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 주식 공모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현실성이 없는 내용으로 투자자들을 호도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의해 2월11일 검찰에 고발됐다. 재능은 모름지기 좋은 방향으로 써야 뒤탈이 없는 법.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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